양자역학과 주역이 만났을 때: 당신의 무의식이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이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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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주역을 통해 무의식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image by gemini)
당신은 주역을 통해 무의식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image by gemini)

우연한 득괘(得卦)가 내면의 혼돈을 명료한 결단으로 바꾸는 인지·심리적 메커니즘

질문이 상징을 만나는 순간

살아가며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거나 해결하기 힘든 고민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답을 찾는다. 누군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누군가는 독서를 통해서 길을 찾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명상을 하며, 또 누군가는 주역(周易)의 괘를 뽑거나 타로 카드를 꺼내 들기도 한다.

그 중에서 오늘 하고자 하는 얘기는 주역에 관한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주역의 득괘(得卦) 행위는 현대 사회에서 종종 미신이나 단순한 점술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이 오래된 논리를 단순하게 미신으로만 평가하기에는 뭔가 찜찜하다.

무엇보다 인간에게 무용한 것이라면 벌써 사라지고 없어졌을 논리가 수천년을 버티고 원형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부터가 비범하지 않나. 그 뿐만 아니다. 양자역학을 통해 그전까지 인간이 굳게 믿고 있던 인과법칙을 뛰어넘는 현상이 실재함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데, 주역은 여전히 비과학적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혹시 뭔가 아직 인간이 밝혀내지 못한 과학적 연결고리가 존재하진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주역은 놀라울 정도로 양자역학의 원리와 닮아있다. 그래서 현대 물리학의 언어와 인지심리학, 그리고 무의식의 프레임으로 주역의 득괘와 해석을 재해석해 보면 그 안에는 인간 뇌의 정교한 정보 처리 방식과 내면 정리의 원리가 숨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은 그와 같은 이야기를 다루어볼 것이다.

주역은 양자역학으로 설명가능할까

다시 한번 과학적 엄밀성을 밝혀두자면, 주역의 득괘 행위가 미시세계의 양자물리학적 법칙으로 증명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인간의 뇌나 점을 치기 위해 던진 동전은 거시세계에 속하므로 '양자 결맞음 상실(Decoherence)'에 의해 직접적인 양자 효과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한다. 물리학에서도 양자단위의 미시세계와 일반적인 거시세계를 구분해서 연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미시와 거시로 나뉘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미시의 양자가 쌓이고 움직이면서 거시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대 이론물리학의 거장 존 아치볼드 휠러(John Archibald Wheeler) 교수는 "모든 존재는 정보로부터 나온다(It from bit)"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 우주 만물과 물리적 실체의 본질이 결국 '정보(Information)'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정보의 가장 작은 단위는 예, 아니오 혹은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다. 음과 양으로 이루어진 6개의 효로 세상 모든 만물과 변화를 상징하는 주역과 너무나 닮은 설명이다.

이처럼 주역은 세상을 닮을 수 있고, 복잡하게 물결치는 우리 내면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 실제로 양자 정보학적 관점과 심리적 프레임을 접목해 보면, 양자역학이 제공하는 개념적 틀은 모호한 내면이 정리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놀라울 정도로 탁월한 비유와 메타포가 되어준다.

① 생각이라는 파동과 큐비트(Qubit)의 중첩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가능한 모든 상태가 확률적으로 겹쳐 있는 '중첩' 상태로 존재한다. 복잡한 고민에 빠졌을 때 우리의 내면 역시 마찬가지다. 뇌 속 수백억 뉴런의 전자기적 흐름인 '뇌파'처럼, 우리의 생각은 본래 연속적이고 수평적으로 이어지는 파동(Field)의 성질을 띤다.

"A를 선택할까, B를 선택할까?", "지금 나아가야 할까, 멈춰야 할까?" 수많은 0과 1의 가능성이 확정되지 않은 채 큐비트(Qubit)처럼 중첩되어 생각의 파동으로 출렁이는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현재 내가 놓여 있는 상황을 말로 표현해보라고 하면 수많은 가치관의 충돌과 관점의 차이, 처한 상황의 이질성 때문에 선뜻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특정 문제를 마음 속에 품고 주역 괘를 뽑는 물리적 행위는, 다양한 답을 내포하는 내면의 모호한 중첩 상태를 하나의 확정된 상태로 '수축(Collapse)'시키는 촉매가 된다. 한마디로 64괘 중의 하나로 득괘하는 순간은 질문자의 내면을 관찰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역학에서 입자를 관찰하는 순간 큐비트의 상태는 깨지고, 하나의 상태로 확정되는 것처럼 득괘하는 순간 질문자의 상황은 괘 하나로 정확히 고정된다.

② 동시성과 생각의 입자화(정보의 확정)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은 서로 얽혀 있는 입자가 시공간을 초과해서 정보가 연결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하나의 입자의 상태가 확정되면, 따로 떨어져 있는 나머지 입자의 상태도 동시에 확정된다.

우리가 내면에 품고 있는 생각과 득괘 과정을 통해 얻은 주역 괘 역시 시초를 가르는 순간 상태가 확정된다고 볼 수 있다. 얽혀 있는 양자 서로가 정보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눈 앞에 놓인 괘를 해석하는 나의 내면 역시 괘와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하나의 괘를 놓고도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 다른 내용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64가지에 불과한 주역괘가 수만가지 사람들의 다양한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 괘가 작동하는 것이며, 심리학적으로 심리학자 칼 융(C.G. Jung)과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i)는 이와 같은 비인과적 의미의 일치를 '동시성(Synchronicity)'이라 불렀다.

이처럼 주역의 64괘는 음(--)과 양(—)이라는 비트가 6개 모여 이루어진 정교한 '6비트 정보 체계'다. 고민이라는 모호한 생각 파동이 득괘를 거치는 순간, 64가지 확정된 기호 코드 중 단 하나의 물리적 '입자(개념 및 단어)' 정보로 변환된다. 흐릿했던 내면의 파동이 비로소 명확한 현실적 언어로 굳어지는 것이다.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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