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지기 리뷰

책, 영화, 드라마, 사건, 정치, 예술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지혜나무 숲지기의 순도 90% 주관적 리뷰

<'악연'> 그 질기디질긴 삶의 껍데기에 관하여

숲지기 리뷰

<'악연'> 그 질기디질긴 삶의 껍데기에 관하여

여기에 자동차를 좋아하는 첫번째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사채빚으로 코인 투자를 한다. 직장 동료의 돈까지 빌려 잔뜩 밀어넣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다. 고점에 잔뜩 물린 상태로, 코인가격은 그대로 수직낙하했다. 그의 집까지 찾아온 사채업자는 그에게 딱 한 달의 시간을 남겼다. 휴대폰을 열 때마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줄어들어만 간다.

<지혜나무> 멋진 사람, 김수철

숲지기 리뷰

<지혜나무> 멋진 사람, 김수철

집대성한 공연을 여는 김수철(66)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시대에 모든 국악의 현대화 작업을 완성하려는 마음은 없다. 우리 음악으로 가는 다리 역할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2023. 9. 25. 연합뉴스> 멋진 분이다. 대단한 분이다. 본인도 연예계 최상의 자리에 올라 최고의 인기를 누려보았으니, 대중적인 인기가 주는 매력을

<'삼체'> 변화를 당하는 존재의 비극에 관하여

숲지기 리뷰

<'삼체'> 변화를 당하는 존재의 비극에 관하여

아래는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3 Body Problem, 2024)>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먼 훗날. 하지만 확실한 미래에 관한 이야기 만약 지구의 멸망이 1시간 후라면 우리는 무엇을 할까. 아마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에 머무르려고 할 것이다. 그게 여의치 않다면 전화라도 걸어 그 목소리를 들으려고 할 것이다. 또 누군가는 자기가

숲지기 리뷰

<지혜나무> 북한은 왜 오물풍선을 날렸을까

누군가 내 집 앞에 냄새나는 쓰레기를 투척한다면 시비를 따지기에 앞서 정말 기분 나쁠 것이다. 항의에도 불구하고 반복된다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찾아가 멱살잡이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이미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을 겪고 있다. 상대는 사이는 좋지 않지만 같은 민족 같은 핏줄임을 부인할 수 없는 북한이다. 최근 북한은 수차례에

<'나는 산골신부입니다'> 외롭지 않고 고독하겠다

숲지기 리뷰

<'나는 산골신부입니다'> 외롭지 않고 고독하겠다

지리산 청학동. 높디 높은 어느 골짜기에 은퇴한 성직자 한 분이 살고 있다. 강영구 루치오 신부님. 1975년 사제서품을 받은 후 마산교구 소속으로 40여년간 사목활동을 하시고 이제는 자연으로 돌아오신 분. 변화무쌍하고 모든 생명을 품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그 자리에 묵묵하게 서있는 산을 닮고 싶어서 산으로 들어오셨다는 올해 76세의 신부님. 신부님은 이미 은퇴하셨지만 지리산

<지혜나무> 나의 일을 컨테이너에 담기

숲지기 리뷰

<지혜나무> 나의 일을 컨테이너에 담기

컨테이너는 철학이다 컨테이너는 바퀴의 발명에 견줄 정도로, 물류의 혁신을 가져온 최고의 발명품이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고, 어디에든 보관할 수 있으며, 배, 기차, 화물트럭 등 무엇으로도 나를 수 있다. 화물을 적재하고, 적재된 화물을 꺼내기에도 매우 간편하다. 그 과정에서 별도의 인력이 거의 필요없다. 일단 물건이 실린 컨테이너가 쉽게 열리지 않게 단단히 걸어

<'경성 크리처' 시즌 1> 누가 그들을 용서하려 하는가

숲지기 리뷰

<'경성 크리처' 시즌 1> 누가 그들을 용서하려 하는가

흔히 우리는 용서를 미덕으로 여긴다. 은촛대를 훔친 장발장에게 왜 은접시는 안가져갔느냐면서 따뜻하게 용서하는 미리엘 신부의 이야기는 <레 미제라블>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다. 그것은 아마도 용서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기에 용서는 용서받는 상대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실제로 미리엘 신부가 베푼 뜻밖의

<'세한도'> 소나무와 잣나무는 추워져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

숲지기 리뷰

<'세한도'> 소나무와 잣나무는 추워져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

조선 문인화의 최고 걸작인 세한도(歲寒圖, 국보 제180호)를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세한도를 들어본 사람은 많아도, 추사의 작품인 걸 아는 사람은 그보다 적을 것이다. 그 말인즉슨 거친 붓으로 이리저리 휘휘 그어놓은 것 같은 세한도가 왜 걸작으로 손꼽히는지 그 까닭을 아는 사람이 적은 이유와 같다.  세한도가 뛰어나다고 하는 것은 바로

<지혜나무> 코페르니쿠스와 중력

숲지기 리뷰

<지혜나무> 코페르니쿠스와 중력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 2. 19. ~ 1543. 5. 24.) 태양과 지구의 관계에 관한 중세적 관념을 자연과학적 사고 체계로 바꾼 폴란드의 천문학자이자 가톨릭 성직자. 당시 지배적인 중세 우주관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인간은 그 위에 사는 존엄한 존재로서, 달 위의 천상계는 영원한 신의 영역이었다는 믿음이었다. 이는 전통적인 교회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마음과 세계에 관한 질문과 답

숲지기 리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마음과 세계에 관한 질문과 답

어느 날 한 편의 애니가 다가왔다 가슴에 품고 사는 질문들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천국과 지옥은 어떤 곳일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나. 인간의 삶에 있어서 그의 가치관과 세계관은 어떤 역할을 할까. 철학적이면서 동시에 신학적인 마음 속 질문들은 고요하고 평온한 날보다는 고단하고 힘든 날에 마음 속

<'스파이 게임'> 사랑은 전염된다

숲지기 리뷰

<'스파이 게임'> 사랑은 전염된다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상대를 믿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믿지 못하는 사람과의 사랑은 십중팔구 비극으로 끝난다. 그래서 누군가를 속이고 자신을 숨겨야하는 스파이들에게 인간적인 감정은 잘 어울리지 않다. 그들에게 우정이나 사랑은 사치일 수 있고, 때로는 무기일 수도 있다. 은퇴를 앞둔 베테랑

<'오두막'> 불행을 대하는 삶의 자세

숲지기 리뷰

<'오두막'> 불행을 대하는 삶의 자세

아래는 영화 <오두막(The Shack, 2017)>에 관한 이야기이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족 여행 중 사랑하는 막내딸 미시를 잃은 남자 맥에게 의문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편지로 인해 맥은 오두막으로 향하게 되고, 거기에서 미시의 사라진 흔적을 찾게 되는데... 사랑하는 이를 잃는 고통만큼 큰 불행이 있을까. 맥은 가족여행 중 귀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