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말한 '위버멘쉬', '아모르 파티' ... 도대체 무슨 뜻일까?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사진출처 : 위키백과)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사진출처 : 위키백과)

인간은 도대체 왜 살아야 하는가?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10. 15. ~ 1900. 8. 25.)의 가장 유명한 선언인 "신은 죽었다"는 단순히 종교적 비판이나 무신론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서구 사회를 지탱하던 절대적인 가치, 도덕, 진리 체계가 무너졌음을 의미합니다. 절대적 기준이 사라진 시대에 인간은 "도대체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허무주의에 직면하게 됩니다.

사실 허무주의는 현대인 누구나 한번쯤 느껴보았을 자연스러운 감정일 것입니다. 오로지 목표 하나 만을 향해 내달린 삶도 정작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내가 지금까지 뭘 쫓은 거지?" 같은 허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루고 살아왔지만 정작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역시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허무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니체는 이러한 허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남들이 정해놓은 가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삶의 입법자가 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이상적 인간을 위버멘쉬(Übermensch)라고 불렀습니다. 어쩌면 위버멘쉬가 인간의 숙명과도 같은 고독과 허무에 대한 답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니체의 철학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답에 이르는 길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위버멘쉬는 '초인'이 아니라 '극복하는 인간'

독일어 '위버멘쉬(Übermensch)'는 '위로(Über)'와 '사람(Mensch)'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흔히 '초인(Superman)'으로 번역되지만, 이는 니체의 의도를 온전히 담지 못하거나 만화 속 영웅을 연상시켜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니체 연구자들은 '극복인(Overman)' 또는 '자기를 넘어서는 인간'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을 향해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라고 외칩니다. 니체는 인간을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짐승과 위버멘쉬 사이에 걸쳐 있는 하나의 밧줄"로 정의했습니다. 짐승은 본능에 충실한 상태를, 위버멘쉬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인간은 그 사이, 심연 위에 걸친 밧줄 위에서 위태롭게 걷고 있는 존재입니다. 위버멘시를 향해 갈 뿐, 위버멘시에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위버멘쉬는 완성형 인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약함, 타인의 시선, 기존의 관습을 끊임없이 극복(Overcoming)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니체에게 위버멘쉬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넘어서려는 치열한 의지의 표상이며,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힘으로 달성해야 할 개인적 이상이자 목표입니다.

이 삶을 무한히 반복해도 좋은가?

위버멘쉬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험은 바로 '영원회귀(Eternal Recurrence)' 사상입니다. 니체는 이렇게 묻습니다. "네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을, 고통과 기쁨, 작고 큰 모든 것까지 포함하여 영원히 반복해서 살아야 한다 해도, 너는 이 삶을 긍정할 수 있는가?" 보통 사람들은 후회와 고통의 반복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하지만 위버멘쉬는 이 질문에 "좋다! 다시 한번!"이라고 외칠 수 있는 존재여야 합니다.

이 태도가 바로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애)'입니다. 라틴어로 '운명(Fati)을 사랑(Amor)하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위버멘쉬'가 갖춰야 할 삶의 태도이자, 니체 철학의 정점에 있는 개념입니다. 많은 분이 가수 김연자의 노래 덕분에 이 단어를 "즐겨라,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욜로(YOLO)나 쾌락주의적인 의미로 알고 계시지만, 니체가 말한 본래의 의미는 내 삶에 닥쳐온 고통, 시련, 실패까지도 삶의 필연적인 일부로 긍정하고 사랑하는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그 의미와 무게감이 흔히 알고 있는 느낌과 훨씬 다릅니다. 그렇다고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자"는 수동적인 체념(숙명론)도 아닙니다. 니체는 운명을 단순히 견디거나 감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가톨릭 신학에서 말하는 '순명(順命)'과 매우 유사합니다. 가톨릭에서 순명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기쁘게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의미합니다. 즉,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 안에서 자신의 의지를 하느님의 뜻에 맡길 때 진정한 자유와 평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운명이라는 단어로 이해한다면 니체의 아모르 파티와 가톨릭의 순명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두 개념 모두 인간으로서의 한계와 허무를 극복할 때 얻을 수 있는 자유와 평화를 향하고 있습니다.

영원회귀와 아모르 파티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매 순간을 왜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지 공감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지금 나태하거나 비겁한 선택을 한다면, 나는 그 나태와 비겁함을 영원히 반복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위버멘쉬는 이 끔찍한 무한 반복의 굴레조차 기꺼이 받아들이며, 자신의 모든 순간을 사랑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것이 바로 니체가 말한 '가장 무거운 짐'이자 최고의 긍정입니다.

결국 우리에겐 아모르 파티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를 남과 비교하게 만들고, '완벽한 삶'이라는 허상을 쫓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현재를 부정하고,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며 과거를 후회하거나, "로또만 되면 행복할 텐데"라며 오지 않은 미래로 도피하곤 합니다.

니체의 위버멘시 그리고 아모르 파티는 이러한 삶의 태도에 대한 강력한 처방전입니다.

1. 나의 삶을 남의 삶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고통, 실수, 못난 모습까지도 당신만의 고유한 서사입니다. 고통을 피하려 하지 마십시오.

2. 고통은 당신을 더 깊고 강한 존재로 만드는 필수 재료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십시오.

3. 이 순간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좋다! 다시 한번!"이라고 외칠 수 있을 만큼, 후회 없이 치열하게 사십시오.

결국 니체 철학의 핵심은 '자기 자신의 삶을 전적으로 긍정하고 책임지는 용기'입니다. 이것이 니체가 위버멘쉬와 아모르 파티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진짜 메시지입니다.


니체의 위버멘쉬(Übermensch)와 동양의 군자(君子)’,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간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높은 차원의 존재가 되고자 했던 갈망은 늘 존재해 왔습니다. 외부의 격동에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Apatheia)을 지향했던 스토아학파의 ‘현자‘나, 인위적인 규범을 벗어나 대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긴 도교의 ‘진인(眞人)’ 그리고 유교 문화권인 우리에게 특히 익숙한 ‘군자(君子)’가 그러한 존재일 것입니다.


Nietzsche’s Prescription for Nihilism: Overcoming and Loving Fate

Nietzsche’s declaration that "God is dead" signals the collapse of absolute values, plunging humanity into nihilism. To overcome this, Nietzsche introduces the Übermensch, or the "Overman." This is not a finished state of being but a continuous process of self-overcoming—a rope stretched between beast and ideal. The Übermensch rejects inherited morals to become a self-legislator, creating new values through sheer will.

Central to this transformation is Amor Fati, or the "love of fate." It is the ultimate test of the Eternal Recurrence: the willingness to relive every joy and agony of one's life infinitely without regret. Unlike passive resignation or simple hedonism, Amor Fati demands an active, courageous affirmation of life’s inevitable suffering as a necessary part of one's unique narrative. By embracing our struggles and refusing to flee into past regrets or future fantasies, we claim responsibility for our existence. Ultimately, Nietzsche challenges us to live so intensely that we can face eternity with the cry, "Was that life? Well then, once more!"

Keywords : Nietzsche, Übermensch, Amor Fati, Nihilism, Eternal Recurrence, Self-Overcoming, Life Affirmation, Catholic, GOD, Obed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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