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기세 폭탄 현실화? 78조 원 아끼는 '차등 요금제' 내용과 수혜 지역 총정리

전기의 주요 공급처와 수요처가 다르면 송전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진출처 : FREEPIK)
전기의 주요 공급처와 수요처가 다르면 송전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진출처 : FREEPIK)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의사를 밝혔습니다. AI와 반도체 등 전력 소모가 큰 기업들이 에너지 비용이 싼 지방으로 자발적으로 이전하도록 시장 원리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또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지방의 자율성과 재정 권한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영남일보, 2026. 1. 22. '李대통령 “AI·반도체, 전기료 싼 남부로 갈 것…공공기관 2차 이전 대대적'>

대한민국의 전력 계통은 현재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은 전기를 쓰려는 수요가 편중되어 있고, 그에 반해 비수도권에는 발전 설비가 집중되어 있어 공급이 넘쳐납니다.

이와 같은 전기 수요와 공급의 지역별 불균형은 막대한 송전 손실과 전력 공급 비효율을 일으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송전망 확충에는 무려 78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돈이 있어도 쉽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밀양 송전탑 건설건과 같이 지역의 강력한 반발로 필요에 따라 전력망을 바로 바로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 단일 요금제'라는 명분에 갇혀 전기의 입지적 가치를 무시해온 기존의 가격 체계를 뜯어 고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지역별 차등 전기 요금제란 무엇인가

지역별 차등 전기 요금제(이하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지역별로 상이한 전기의 가치, 부하, 발전 용량 및 송전망의 물리적 제약(혼잡)과 송전 손실을 가격에 직접 반영하는 제도입니다.

간단하게 전기요금에 입지에 따른 비용을 달리함으로써, 전기가 많은 비수도권 지역은 전기요금이 싸게하고, 멀리서부터 송전받아야 하는 수도권 지역은 요금이 비싸게 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 요금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단순히 요금의 편차를 두는 것을 넘어, 전기를 필요로 하는 개인, 기업, 단체들이 자연스럽게 (전기요금이 저렴한) 전기가 풍부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점입니다.

수도권 집중화를 완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지향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과 정확하게 부합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기요금을 달리하는 지에 따라 LMP(Locational Marginal Price, 모선별 한계가격) 등 여러 방식이 나뉘는데, 필요한 분은 참고하세요.

주요 구현 방식의 비교 분석

방식
주요 특징
장점
단점 및 리스크
LMP (지역별 한계가격제)
각 모선(Node)별로 송전 손실 및 혼잡 비용을 반영하여 가격 결정
사회 후생 극대화, 정교한 송전망 투자 시그널 제공
계통 운영의 복잡성 및 높은 시장 감시 비용
권역별 설정 방식 (Zonal Pricing)
여러 모선을 특정 권역(Zone)으로 묶어 단일 가격 적용
적용 및 관리가 용이하며 정치적 수용성 확보에 유리
권역 내 세부적인 계통 혼잡 반영의 한계
송전 이용요금 방식 (Transmission Charge)
원가 배분 중심으로 송전망 이용료를 지역별로 차등화
행정적 도입이 용이하고 예측 가능성이 높음
사회 후생 극대화를 담보하지 못하며 효율성 저하
  • 간단하게, 노드(Node)는 사실상 '변전소'를 말합니다.
  • LMP 방식은 행정구역(시·도)이 아닌 변전소 위치에 따라 전기요금을 달리 정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정교)
  • 권역별 설정 방식은 인접한 변전소들을 묶어 하나의 구역(Zone)으로 설정하고, 구역 내에서는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스웨덴에서 사용)
  • 송전 이용요금 방식은 송전망을 사용하는 대가(운송비)'를 거리에 따라 차등하여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에서 사용)

<글로벌 사례>

스웨덴 (Zonal Pricing): 2011년부터 4개 권역으로 구분된 차등요금제를 도입하였다. 수력이 풍부한 북부의 저렴한 요금은 산업시설 유입을 촉진했고, 수요가 집중된 남부의 요금 인상은 수요 관리를 유도하여 고질적인 남북 간 전력 수급 불균형을 성공적으로 해소했다.

뉴질랜드 (Nodal Pricing): 1996년부터 200개 이상의 노드(Node)를 기반으로 한 LMP 방식을 운영 중이다. 실시간 전력 수급과 계통 제약을 가격에 즉각 반영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효율적인 시장 운영 사례로 평가받는다.

영국 (Transmission Charge): 현재 원가 배분 중심의 송전이용요금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LMP가 경제적으로 더 합리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의 반발 등으로 인해 전환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송전 이용요금 단가표가 존재하여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요금에 미세한 차이(약 1~2원)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전체 전기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사실상 전국 단일 요금처럼 느껴지고 있습니다.

전기 요금은 크게 발전/송전/배전/기타로 구성되어 있으며, 차등 요금제는 송전비용과 큰 관련이 있다 (NotebookLM으로 생성)
전기 요금은 크게 발전/송전/배전/기타비용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차등 요금제는 송전비용과 큰 관련이 있다 (NotebookLM으로 생성)

우리나라의 도입 시도 사례와 실패 원인

그동안 한국 전력 시장은 '전국 단일 요금제'가 관성적으로 계속 적용되어 왔습니다.

이는 지역 간 형평성이라는 명분 아래 전력망 건설 비용과 송전 손실이라는 실질적 비용을 가격에서 지워버리는 결과를 초래했고, 현재와 같이 공급과 수요의 지역 불일치를 심화시켰습니다. (한전의 재무 적자가 누적된 원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적용하지 못한 이유가 있는데요.

지금까지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지 못한 이유

  1. 정치적 수용성 및 선거 영향: 수도권에는 유권자가 많습니다. 전기 요금 인상은 곧바로 투표 결과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치권은 일부러 외면한 면이 있습니다.
  2. 공공성 훼손 논란: 전기요금을 보편적 복지로만 인식하는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차등 요금제가 지역 간 차별을 조장한다고 반발하는 입장입니다.
  3. 배전망 비용의 역설: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인데, 고객 밀도가 낮은 지방의 경우 송전 비용은 낮더라도 '배전망 비용'이 수도권보다 월등히 높게 책정되어 전체 요금이 오히려 인상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달라진 상황 및 법적 기반

2023년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제정되어, 현재 개정된 법률이 2025년 10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법률 제45조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규정하고 있어,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분권을 실현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합니다.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법률 제19437호)⌋

제45조(지역별 전기요금) 전기판매사업자는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하여 「전기사업법」 제16조제1항에 따른 기본공급약관을 작성할 때에 송전ㆍ배전 비용 등을 고려하여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

이것은 수년간 국정감사 등에서 '공염불'에 그쳤던 논의가 실질적인 제도 설계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역별 전기 수급 현황

전기 요금의 지역별 차등은 단순히 영수증상 전기 요금의 숫자를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지역으로 AI 데이터센터같은 전력 다소비 산업이 이동함으로써 전체 국가 산업 지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가장 시급한 지역 균형 발전이 자연스럽게 시장 논리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아래는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주요 5대 권역별 전기 수급 현황입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재구성)

구분발전량 (공급)소비량 (수요)차이 (공급-수요)전력자립도비고
수도권144.4 TWh214.8 TWh-70.4 TWh67%공급 절대 부족 (타 지역 의존)
영남권222.0 TWh151.2 TWh+70.8 TWh147%원전 밀집 (최대 잉여 지역)
충청권114.1 TWh92.9 TWh+21.2 TWh123%화력발전 밀집
호남권80.0 TWh71.7 TWh+8.3 TWh112%재생에너지 비중 높음
강원권33.9 TWh17.3 TWh+16.6 TWh196%발전량이 소비량의 약 2배
전국 계594.4 TWh547.9 TWh+46.5 TWh--

실제로 현재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계약 용량의 90% 이상(약 13.5GW)이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AI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85%가 전기료"라고 언급한 정도로 이들 IDC는 어마어마한 전기를 소모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시장적 유인책이 될 수 있습니다. 발전소 인근 지역의 저렴한 전기료는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당근'이 되어 산업 시설의 자발적인 지방 이전을 유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전기 수요가 지방으로 분산되면, 78조 원에 달하는 전력망 확충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밀양 송전탑 시위와 같은 소모적 사회 갈등은 줄어들 것입니다. 이는 국가 전체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지역별 차등 요금제, 수혜지역은 어디일까?

지금 정부에서 지역별 차등 요금제(LMP 등)를 도입한다면 전력 자립도가 높고 발전소가 밀집한 비수도권 지역이 주요 수혜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구체적인 수혜 지역과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요 수혜 예상 지역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제주도이며, 그 외에 강원, 충남, 경북 등 대규모 발전단지가 위치한 지역들이 꼽힙니다.

  • 제주권: 제주도는 약 10~20%의 요금 인하가 예상되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최대 수혜지가 되는 이유(NotebookLM 생성)
제주도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최대 수혜지가 되는 이유(NotebookLM 생성)

  • 비수도권 발전 밀집 지역:
    • 경상권 (경북, 부산, 울산, 경남): 월성, 한울, 고리, 새울 등 원자력 발전소가 밀집해 있어 전력 공급이 풍부합니다. 부산(174%), 경북(216%), 경남(123%) 등은 전력자립도가 매우 높습니다.
    • 충청권 (충남): 태안, 보령, 당진 등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해 있어 전국의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며, 전력자립도가 214%에 달합니다.
    • 강원권: 전력자립도가 213%에 달하며,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주요 공급지입니다.
    • 호남권 (전남): 한빛 원전 및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전력자립도가 198%에 달합니다.

2. 해당 지역이 혜택을 받는 이유

이들 지역이 혜택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력 생산지'에 위치하여 송전 비용이 적게 들고, 공급이 수요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 송전 비용 및 손실 절감: 발전소 인근 지역(비수도권)은 이러한 장거리 운송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더 저렴한 요금을 적용받게 됩니다.
  •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LMP 원리): 지역별 한계가격(LMP) 제도는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지역의 도매가격을 낮게 책정합니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은 전기가 남아돌지만 송전망 제약(혼잡)으로 인해 수도권으로 다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 해당 지역 내의 전력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 산업 유치 인센티브: 정부는 저렴한 전기요금을 당근책으로 삼아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기업을 비수도권으로 분산시키려 합니다. 따라서 기업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 지자체 입장에서는 요금 인하가 강력한 경쟁력이 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3. 예외 및 쟁점 사항 (인천의 역설)

  • 인천은 화력발전소와 LNG 기지가 있어 전력자립도가 186%로 매우 높고 전력을 서울·경기로 송전하는 공급지​이지만,
  • 정부가 광역 권역(수도권/비수도권/제주)으로 단순 구분할 경우 '수도권'으로 묶여 오히려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발전소가 위치해 전기를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남는 지역(비수도권)은 송전 비용 절감과 공급 우위 원리에 따라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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