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라는 체스판 위의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중국과 일본 사이 한국의 스탠스는? (사진출처 : KBS)
중국과 일본 사이 한국의 스탠스는? (사진출처 : KBS)

2026. 1. 6.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중과 한중 정상회담을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실질적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높게 평가했습니다. 환구시보 등은 대규모 경제 사절단 동행과 10여 건의 MOU 체결을 조명하며, 경제 협력이 관계 안정의 원동력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공동의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했습니다.

<한국일보, 2026. 1. 6. '中 관영, 한중정상회담 호평…"실질적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

2026년 새해 초입, 동북아시아의 외교 지형은 마치 거대한 체스판처럼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주 APEC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일본과의 밀착을 공고히 한 대한민국은, 이어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관계의 물꼬를 텄다. 특히 두 정상이 두달 전 경주에서 시 주석이 선물한 샤오미폰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은 경색되었던 한중 관계가 실질적인 협력의 궤도에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와 중국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마음이 급한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이렇게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자기 편'하자고 대시를 받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최근 흥미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대만 문제와 같은 중국과 일본 간의 심각한 갈등이 놓여있다. 이는 미국의 자제요청으로 일단 진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미 승부는 결정된 것처럼 보이긴 해도) 동아시아 패권을 잃지 않으려는 일본과 G2로 떠오르는 중국 간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근본 원인이므로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처럼 복잡한 고차 외교 방정식의 상황에서 우리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스탠스는 무엇일까. 적극적으로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할 전략은 무엇인가. 반만년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중국과 일본은 결코 가까이 할 수도, 그렇다고 멀리 할 수도 없는 그런 애증의 관계였다. 지금처럼 상황이 복잡할수록 우리에겐 기회인 동시에 위기가 되었으며, 2026년인 지금 역시 과거와 전혀 다르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참고할 것은 주역(周易)의 지혜라고 믿는다.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고, 그 변화의 원리와 지혜가 주역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서로 등지면서 섞일 수 없는 갈등 (천수송, 訟)

먼저 주목해야 할 국면은 '해결할 수 없는 갈등', 즉 6. 천수송(天水訟)의 단계다.

6. 천수송(天水訟) : 하늘은 위로, 물은 아래로 ... 서로 반목하는 소송의 상황
6. 천수송(天水訟) : 하늘은 위로, 물은 아래로 ... 서로 반목하는 소송의 상황

천수송은 상괘가 하늘, 하괘가 물로 되어 있다. 하늘 아래 펼쳐진 물이라, 아름다운 풍경 같지만, 소통과 교류를 최선으로 여기는 (즉 상괘는 아래로 내려와야 하고, 하괘는 위로 올라가야 좋다는 논리다) 주역에서는 위로 올라가려는 하늘과 아래로 흐르려고 하는 물의 조합이 썩 좋지는 않다.

현재 중국과 일본 간의 갈등은 하늘과 물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려는 상황처럼 동북아 전체에 '믿음이 막힌(窒)' 긴장 상태를 야기하고 있다. 전형적인 천수송(訟)의 상황이다. 이 때,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는 구이(九二)효가 보여주는 '신중한 거리두기'다.

송사에서 이길 수 없으니, 돌아와 달아나야 한다. 삼백 가구 정도의 마을이면 재앙이 없을 것이다.

不克訟, 歸而逋. 其邑人三百戶, 无眚. (天水訟, 九二)

이는 강대국 사이의 분쟁에 휘말려 승패를 가리려 하기보다, 전략적으로 물러나 국익과 민생이라는 실질적인 기반을 보존하는 태도다.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욕이 앞서 미숙하게 행동하기보다는, 일단 멈추어 방향성을 점검하는 것이 초기 에너지 소모를 막는 길​이 될 것이다.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지수사, 師)

중국과 일본 간의 갈등에 불필요하게 개입하지 않는 전략은 그만큼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다질 수 있는 여유와 기회를 줄 수 있다. 우리는 그 기회를 살려, 우리가 가진 모든 외교적, 정치적, 경제적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

내실있게 조용히 역량을 키워가는 것은 7. 지수사(地水師)의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7. 지수사(地水師) : 땅 속에 물이 모여있다.
7. 지수사(地水師) : 땅 속에 물이 모여있다.

지수사(地水師)는 상괘가 땅, 하괘가 물로 되어 있는 괘다. 효는 구이를 제외하고 모두 음효로, 모든 효가 구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이다.

물은 본래 모일수록 힘을 발휘하는 물질이다. 컵에 담긴 물 한 잔은 목마름을 잠시 가시게 할 정도의 효과밖에 지니지 않지만, 물이 모여 강과 바다를 이루면 땅을 삼킬 만큼 무시무시한 위력을 가지게 된다. 지수사(地水師)의 모습이 그렇다. 밖으로는(상괘) 평온하고 유순한 모습(땅)이지만, 안으로는(하괘) 무시무시한 힘(물)을 숨기고 있다. 그것도 점점 위력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사(師)는 바르게 해야 하니, 덕망 있는 지도자가 이끌어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師, 貞, 丈人, 吉, 无咎. (地水師, 卦辭)

이번 방중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416명의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었다. SK, 삼성, LG, 현대 등 우리 경제의 핵심 주역들이 총출동해 9년 만에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10여 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갈등 해결사로 섣부르게 나서지 않고, 국익과 실리를 챙기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경주 APEC도 그랬지만, 이번 정상회담 역시 국가 지도자 간 교류를 중심으로 경제 등 다양한 협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위와 같이 지수사(地水師)의 괘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결국, 동북아의 긴장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리더십은 어느 한 진영에 매몰되는 '파벌 외교'를 넘어, 국익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중심에 두는 '중도(中道)의 기술'이라고 할 것이다. 주변 국가에서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는 지금, 그 기분에만 도취할 것이 아니라, 국가간 문제의 개입에는 신중하되(천수송), 그 동안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최대한 기르는(지수사) 스탠스를 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The Art of Neutrality: Navigating the China-Japan Rivalry with Ancient Wisdom (I-Ching)

As of early 2026, South Korea finds itself in a unique diplomatic "sweet spot," being actively courted by both China and Japan. Following President Lee Jae-myung’s state visit to China, Beijing has hailed the summit as a "new starting point" for substantive cooperation, highlighted by major economic MOUs. Meanwhile, Japan, fearing isolation, is also seeking closer ties with Seoul.

To navigate this complex "China vs. Japan (Feat. Korea)" chess match, we can find strategic clarity in the I Ching. The current friction between China and Japan mirrors Conflict (Song, 訟)—where forces move in opposite directions. For Korea, the wisdom of the Nine in the Second Place suggests "strategic distancing": avoiding entanglement in great-power disputes to preserve national interests.

Simultaneously, the Army (Shi, 師) advises us to consolidate internal strength. Like water gathered beneath the earth, Korea must unify its economic and political power—as seen in the 416-member business delegation to China—to build a formidable yet flexible presence. By practicing "the art of the middle way," Korea can turn this regional tension into a historic opportunity for growth.

Keywords : Keywords: Korea-China Summit 2026, Geopolitics, I Ching Strategy, Economic Diplomacy, East Asian Power Struggle, Lee Jae-myung, Neutrality.


#한중정상회담 #주역전략 #동아시아 #중일갈등 #주역

#260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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