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좋은 상(象)도, 무조건 나쁜 상(象)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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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象)은 가치중립적이다. 

무조건 좋은 상도, 그렇다고 무조건 나쁜 상도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칼이 주방장이 들면 요리도구가 되고, 강도가 들면 흉기가 되는 이치와 같다. 주역에서 험난한 상황을 상징하는 괘로서, 대표적인 4대 난괘(수뢰둔, 택수곤, 수산건, 중수감)가 있지만, 그것 역시 절대적으로 나쁜 의미로만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적에게 나쁜 것은 내게는 좋은 것이다. 따라서 나의 적이 4대 난괘의 상황이라면 내겐 좋은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괘상이 상징하는 바대로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이로운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이 가치중립이라는 것은 반대의 의미로도 해석가능한 셈이 된다. 즉 주역에서 좋은 의미를 가진 괘, 이를테면 화천대유, 지풍승괘와 같은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내겐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예컨대 화천대유(火天大有))는 일반적으로는 크게 소유하다는 의미로 매우 좋은 뜻이지만, CEO의 자리를 두고 여성 후보와 경쟁하는 남자 후보에게는 그리 좋지 않은 뜻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괘의 주인이 되는 다섯번째 효가 화천대유에서는 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의미의 괘를 얻었는가만큼, 얻은 괘의 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인식하는 일이다. 물 한방울 아쉬운 가뭄의 상황에서 연못 아래로 물이 새어버린 택수곤괘를 얻었다고 해도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주역텍스트에서는 제시하고 있다. 무엇을 해야할 지 방향이 수립되었다면 그 다음은 한 몸처럼 조직을 움직여 현명하게 그에 대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역의 괘효사는 우리에게 많은 통찰을 전혀주는 지혜의 보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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