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가장 귀한 존재다



오늘은 맹자 양혜왕(상) 4장이다.

 

梁惠王曰:「寡人願安承教。」
(양혜왕왈 : 과인원안승교.)

양혜왕이 말하길, "과인은 편안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承(승 : 잇다, 받들다)

 

가르쳐달라는 부분이 처음 나온다.

지금까지 3장까지 양혜왕이 배움을 청한다는 얘기는 없었다. 맹자를 시험한 듯한 양혜왕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미묘한 긴장관계가 이어졌는데, 이제부터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대화가 시작될 모양이다.

 

孟子對曰:「殺人以梃與刃,有以異乎?」曰:「無以異也。」
(맹자대왈 : "살인이정여인, 유이리호?", 왈 : "무이리야.")

맹자가 대답하길, "몽둥이와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다른 점이 있습니까?", 대답하길 "다른 점이 없습니다."

「以刃與政,有以異乎?」 曰:「無以異也。」
("이인여정, 유이리호?", 왈 : "무이리야.")

"칼과 정치로 하는 것은 다른 점이 있습니까?", 대답하길 "다른 점이 없습니다."

梃(정 : 몽둥이), 刃(인 : 칼날)
有以[A](A한 점이 있다, A할 수 있다), 無以[A](A한 점이 없다. A할 수 없다)

 

정치로 사람을 죽게하는 것이나, 몽둥이나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나 결과적으로는 같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매사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曰:「庖有肥肉,廐有肥馬,民有飢色,野有餓莩,此率獸而食人也。
(왈 : "포유비육, 구유비마, 민유기색, 야유아표, 차솔수이식인야.")

맹자가 말하길, "(왕의) 푸줏간에는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데, 백성들은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것은 짐승들을 이끌어 사람을 먹게하는 것입니다."

庖(포 : 푸줏간), 廐(구 : 마굿간)

 

사치스럽고 호화스러운 왕의 일상과 먹을 것이 없이 굶어죽는 백성들의 모습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등 구조다. 당시 전국 시대도 마찬가지였다. 왕과 귀족 등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의 분리는 백성들을 장기판 위의 졸로 전락시킴으로써 더 곤궁하게 만들었다.

 

獸相食,且人惡之。為民父母,行政不免於率獸而食人。惡在其為民父母也?
("수상식, 차인오지. 위민부모, 행정불면어솔수이식인. 오재기위민부모야?")

"짐승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 또한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행정을 함에 짐승들을 이끌어 사람을 먹게하는 것에서 면하지 못한다면, 어디에 백성의 부모됨이 있겠습니까?"

且(차 : 또한), 惡(오 : 어찌, 어디에)

 

한자가 어려운 점 중 하나는 글자 하나가 여러 의미와 음을 가진다는 점이다. 위 문장에서는 惡가 그런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惡는 악(바르지 못함)이다. 그런데 且人惡之에서는 오(싫어하다)의 의미이다. 또 마지막 문장인 惡在其為民父母也에서는 오(어찌, 어디에)의 의미이다.

 

仲尼曰:『始作俑者,其無後乎!』為其象人而用之也。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
("'중니왈 : 시작용자, 기무후호!', 위기상인이용지야. 여지하기사사민기이사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처음 나무 인형을 만든 자는 후손이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은 사람을 본떠서 만들어 그 것을 사용했기 때문인데, 어떻게 이 백성들을 굶어 죽게합니까?

俑(용 : 목우), 如(여 : 어떠하다), 斯(사 : 이, 이것)
為[A](A하기 때문이다), 如之何其[A](A함은 어떠한가, 어떻게 A할 수 있는가), 使[A][B](A가 B하게 하다)

 

중니는 공자를 가르키는 말이다. 그리고 俑은 인형을 말한다. 진시황제의 무덤에 들어간 진용이 대표적이다.

"후손이 없을 것이다"라는 것은 굉장히 사람을 비난하는 표현이다. 즉 공자가 나무인형을 만든 사람을 비난한 것이다. 그 이유는 매우 귀한 사람을 본떠서 인형을 만들어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이렇게 말할 정도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데, 백성들을 굶게 해서 죽게 하는 것은 매우 비난받을 짓이라는 내용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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